"여기 자리 있어요"…지하철 빈자리 찜한 중년여성

입력 2023-10-20 07:30   수정 2023-10-20 07:31


인파가 몰리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빈자리를 맡아놓는 중년 여성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던 이 여성은 서서 자리 양보를 부탁하는 임산부의 요구도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9시께 부산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중년 여성 A씨는 자신의 옆 빈자리에 남들이 앉지 못하도록 가방을 올려뒀다.

A씨는 정거장 5개를 지날 때까지 "여기 자리 있어요"라며 다른 승객들의 착석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이 탑승하자 A씨는 임산부 배려석에 지인을 앉히고 가방으로 맡아둔 자리에 자신이 앉았다.

한 임산부는 두 사람에게 "저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임신했어요? 임산부예요?"라고 묻곤, 휴대폰만 응시하며 무시로 일관했다고 한다. 결국 임산부는 다른 빈자리를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임산부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길거리에 이어 가장 불편함을 호소한 장소는 바로 대중교통이었다. 2021년 10월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전국 임산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임산부의 44.1%가 일상생활에서 겪은 가장 불편한 경험으로 '대중교통 배려석 이용 불편'을 꼽았다.

다만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배려를 왜 강요하냐'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서울대학교 한 학생은 "왜 본인의 성행위에 따른 결과물(아이)을 가지고 타인이 피해를 봐야 하거나 배려를 요구당해야 하는지 이해 못하겠다"고 했다. 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인증샷'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남성은 서 있는 임산부를 몰래 촬영한 것도 모자라 "뿌듯했다"며 욕설까지 섞으며 조롱했다.

논란이 일자 임산부 배려석을 법으로 확보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온 바 있다. 본인을 '어렵게 아기를 가진 임산부'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임산부 자리에 임산부가 아닌 사람이 앉아있는 경우가 다수"라며 "비켜달라고 할 수도 없고 비켜 줄 생각도 안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배려석이고 호의로 양보받으면 좋겠지만, 출퇴근하는데 임산부 좌석에 편히 앉을 수 없어 아기 한 명 무사히 낳기도 힘든 현실"이라며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이 법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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